눈이 침침해지나요?

현대사회가 서구화되면서 과거 발병 빈도가 낮았던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등과 같은 만성 성인병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당뇨병은 몸의 중요한 장기에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특히 눈에 백내장, 당뇨망막병증(망막혈관의 변화) 및 신생혈관 녹내장 등을 초래해 심각한 시력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중 가장 대표적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건양대병원 안과 김종우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당뇨망막병증이란?

우리 눈을 사진기와 비교했을 때 망막은 사진기의 필름에 해당하며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맺힌 사물의 모습을 뇌로 전달해 사물을 인식한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 내 혈관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당뇨병의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중장년층(40-70세) 실명의 주된 원인. 당뇨 환자의 경우 실명 위험성이 정상인보다 25배 정도 높다.

당뇨망막병증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는 유병기간, 혈당 조절 정도, 고혈압, 임신, 신장질환, 고지혈증 등이 있다. 증상으로 시력저하, 비문증(날파리증), 변시증(물체의 왜곡현상)등이 있지만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자각증상을 못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수 없다.

혈당 및 혈압 조절에 신경 써야

혈당을 엄격하게 조절하면 당뇨망막병증을 예방, 지연시킬 수 있다. 이는 당뇨병 초기에 조절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어느 정도 진행한 후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평소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다가 갑자기 조절할 경우 오히려 망막병증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 시기 안과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은 당뇨와 함께 동반된 경우가 많으므로 적절한 혈압조절은 필수적. 혈압이 당뇨망막병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고혈압은 망막병증 외에도 뇌졸중 및 심근경색 위험인자이므로 혈압조절은 중요하다.

일단 당뇨망막병증이 발견되면 형광안저혈관조영술이라는 특수한 사진기술을 이용해 망막 혈관 상태를 파악,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시력감소가 혈관의 누출에 의해 망막중심이 부어서 생긴 것이라면 국소적인 레이저치료로 어느 정도 시력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조기 발견 중요

당뇨망막병증의 진단 및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병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당뇨병 환자의 40%에 진단 시 가벼운 정도의 당뇨망막병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시력장애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초기단계를 지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병의 진행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경과는 모든 당뇨환자에게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 당뇨병의 종류, 당뇨를 앓은 기간 및 적절한 치료여부에 따라 진행정도가 다를 수 있다.

일부 당뇨 환자는 진단 후 내과의사와 상의 없이 치료를 게을리 하다가 심각한 시력감소가 진행되고서야 안과를 찾는다. 또 당뇨로 인한 안과 합병증은 좋아질 수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방치하다가 일상생활조차 하기 힘든 상태가 된 후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경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혈당 조절을 잘 하면서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받으면 병의 진행을 막고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증상이 없는 당뇨병 환자라도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좋으며, 당뇨망막병증의 진행 가능성이 높은 임산부나 혈당조절이 안 되는 환자는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 자주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기적인 안과 검사와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로 더 이상의 악화를 막고 시력을 유지하는 것이 당뇨망막병증의 치료 목표라며 이를 위해 환자의 협조와 병에 대한 이해, 무엇보다 ‘치료방법이 없는 불치병’이 아니라 ‘치료할 수 있는 병’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출저-다음오픈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