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중독증은?

다이어트중독증,만만하게 보면 큰코다치는 다이어트중독증

아이러니하게도 건강한 체중을 찾기 위해 시도하는 다이어트를 망치는 최고의 적은 다이어트다.
다이어트 중독증이나 강박증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나 보건복지부의 통계를 보면 20-30대 여성 10명 중 3명은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일년내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여성에게서 다이어트 이유의 90%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이다.
그러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인한 다이어트는 결과적으로 다이어트 스트레스와 다이어트 우울증을 늘린다는데 문제가 있다. 다이어트 스트레스나 우울증은 단기적인 다이어트에는 간혹 성공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실패하게 된다.
다이어트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사로잡힌 여성들이 주로 선호하는 다이어트의 공통점은 단시간에 많은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다. 단시간 빨리 하는 다이어트는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약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살이 찐 원인보다는 결과에 집착한다.

살이 찐 결과인 지방에 집착하게 되다보니 눈에 나타난 현상인 지방만을 제거하는 지방흡입이나 주사, 기구 등을 이용한 시술 등에 매달리게 된다.
둘째, 다이어트를 전쟁으로 인식하고 뱃살과의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한다.

그러다보니 일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는데에만 집중한다. 비일상적인 체중감량의 대표 방법은 빈번한 단식 및 결식, 원푸드다이어트, 그리고 약물 복용 등이다.
그런데 위 두 가지 생각의 문제점은 요요라는 달갑지 않은 후유증을 손님으로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집착 지방제거법’은 살이 찐 원인을 제거하지 않은채 결과만 제거하였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이 붙게 된다.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 잎사귀만을 제거한 잡초가 다시 살아나는 것과 똑같은 원리이다.
비일상 방법 다이어트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원푸드나 단식으로 어렵게 살을 뺐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곧 일상생활의 복잡다단한 변화 속에서 살을 뺀 환경을 유지할수 없게 되고 다시 살이 붙게 되는 것이다.

박 미소양은 키 170cm에 몸무게 61kg으로 20대 후반의 IT 기업에 근무하는 여성이다. 나를 처음 찾았을때 그녀의 상황은 심각했다. 그녀는 일주일에 3~4번은 음식을 먹고 난 다음 토하곤 하였다. 음식을 먹고 난 후, 불현듯 토하고 싶은 욕망이 간절해지면 조용히 자기 방에 올라가 봉지에 자기가 먹은 것을 고스란히 토해낸다고 하였다. 토할 때의 괴로움이란? 그녀는 이유를 동체 모르겠다고 하였다.
두 가지 고민을 그녀가 털어놓았다. 얼굴이 하얀데다가 연예인처럼 작은 데 비해 하체가 통통하다는 것이다. 가끔 면담 중에 그녀는 자신의 하체를 바라보면서 까닭 모를 한숨을 지었다. 그녀의 최종 목표는 52kg이었는데 6개월 전 쯤 56kg에 도달하고 나면서 몸무게가 줄지 않자 오히려 토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한다. 기실 지금의 몸무게는 토하는 버릇이 생기면서 오히려 5kg이 늘어난 것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그녀의 비밀 중의 하나는 과거에 대한 콤플렉스였다. 그녀는 대학 시절만 해도 80kg에 육박하던 비만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60kg까지 몸무게를 줄인 것은 직장을 준비하면서 부터였다. 지독한 다이어트에는 동기가 있었는데 유난히 날씬한 엄마와 언니들 틈에서 한동안은 ‘뚱땡이’ 로 불리며 무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딸의 외모에 관심이 많았던 엄마는 유난히 잔소리가 많았다. 착했던 그녀는 밖으로는 뭐라 하지 못하고 속으로 칼을 갈았다 한다. 20kg를 빼면서 엄마와 언니들은 독하다고 혀를 내둘렀지만 그래도 비슷한 키에 50kg대 초반인 엄마와 언니들을 보면서 주눅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로 돌아가서 ‘뚱땡이’ 소리를 다시 들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더불어 엄마만 보면 왠지 모르게 답답한 마음에 한숨이 나오고 오히려 음식이 당긴다고 하였다.
그녀는 내재된 다이어트 스트레스에 우울증 성향까지 있어 다이어트 성공 가능성이 희박함은 물론 급속한 폭식 모드로 전환 될 위험성에 처해있었다. 그녀의 문제점들을 정리해보았다.
첫째 그녀가 가진 음식에 대한 양가감정이다. 그녀는 음식에 대해 한순간은 매우 끌리면서도 과식하고 나면 과식한 자신은 물론 음식들 자체에 대해서도 혐오감에 사로잡히는 이중적인 태도를 견지하였다.

둘째 그녀의 식사패턴이다. 1-1-1 정도 먹다가 하루 약간 무너져서 1-1-2 정도 먹으면 며칠동안 0-0-2를 유지하다가 한번은 0-2-3 정도로 폭발하고 이날 저녁은 어김없이 토하기를 반복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서 발견된 엄마에 대한 콤플렉스였다. 엄마에 대한 콤플렉스는 주로 엄마와 붙어있는 주말동안 심각하였는데 엄마만 보면 폭식 유혹이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검사결과 지방 축적이 복부 주변에 집적되어 있었고 기초대사량도 떨어져 있었다. 다행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대사성증후군 기질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불규칙한 식사습관훈련은 여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을 교란시키고 있었다. 문제를 정리한 후 처방이 내려졌다. 우선 그녀에게 스트레스 인지 재구성과 뇌위 재조정 훈련이 시도되었다.
스트레스 탈출 훈련의 핵심은 탈 다이어트 훈련과 엄마와의 관계 재정립이었다. 탈 다이어트 훈련은 그녀가 다이어트 강박증으로 반복했던 체중과 칼로리에 다람쥐 쳇바퀴 돌듯 맴도는 일상을 고치는데 맞추어졌다.
엄마를 더 이해하면서도 엄마에게 얽매이지 않는 인간관계 재정립 훈련이 병행되었다. 사실 이 부분이 그녀가 제일 힘들어한 부분이지만 몇번의 상담과 훈련을 통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뇌위 재조정 훈련은 식사 밸런스 훈련과 입맛 바꾸기 훈련에 맞추어졌다. 먼저 아침먹기부터 실천하도록 하였고 아무리 밥맛이 없어도 먹기, 그리고 많이 먹은 날 다음날 매번 굶었던 습관을 고쳐 조금이라도 먹기 처방을 실행하였다.
처음에는 다소 우여곡절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하체비만 해결을 위해 왔기 때문에 빨리 체형교정 프로그램으로 들어가기를 원하였다. 나는 타이밍을 조절하였다. 식사습관훈련이 이루어지지 않고 체형교정이 이루어질 경우 그녀는 다시 시술에 의존하는 결과중심 다이어트의 늪에 빠질 것이 분명하였다. 토하는 버릇이 가져 올 건강상의 위해와 장기적으로 체중조절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몇차례 상담과 교육을 진행한 다음 그녀는 토하는 습관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깨달았다.

식사습관훈련을 체계적으로 진행하여 56kg까지 체중을 감량하고서야 그녀의 고민거리였던 하체에 대한 체형교정에 들어갔다. 사실 56kg까지 도달하자 그녀의 다리를 둘러싸던 지방이 동시에 제거되면서 다리가 몰라보게 예뻐졌다. 그녀는 신기해하였다. 얼마전에도 56kg까지 도달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의 다리는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대로 먹고 뺀 살과 먹지 않고 뺀 살은 근육, 부종, 혈액순환 등에 총체적으로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예뻐지기 위해서는 제대로 먹고 살을 빼야 한다는 사실을 그녀가 다시 증명한 셈이다.
이렇게 되자, 체형교정은 롤러코스터를 올라탄 것처럼 순조로왔다.

그녀는 건강과 체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얻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다이어트 콤플렉스 때문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망치는 다이어트라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괴로운 다이어트는 결국 몸과 마음을 해치는 다이어트(Die_et)가 될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애초 기대했던 체중감량은 고사하고 폭식과 구토라는 나쁜 습관은 물론 마음의 병인 스트레스와 우울증까지 얻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이어트에서 승리하려면 다이어트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다이어트를 즐겨라.               

그렇지 않으면 평생 다이어트 인생으로만 살기 십상이다.

벗어날수록 성공한다는 비움의 미덕이 강조되는 오늘날 이 역시‘9988234’의 시크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