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의 가정주부 A씨.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삶에 대한 열정을 잃고 말았다. 수면 장애에 대인기피증, 우울 증세에까지 시달렸다. 거기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두통, 어깨 결림 등 갱년기장애까지 겹쳐서 그야말로 삶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었는데…. 그러다 친한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춤을 배우게 된 그녀. 3개월 가량 흥겨운 리듬에 맞춰 친구와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우울 증세도 없어졌다고 한다. 두통이나 어깨 결림도 없어졌을 뿐더러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즐기게 됐다고.

분명 춤은 그녀의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 한몫을 했을 뿐더러 어깨 결림 등 신체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래서일까? 최근엔 춤으로 치료한다는 댄스테라피라는 신종언어까지 생겨났을 뿐만 아니라 춤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온 전문가들이 그 연구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자, 춤이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보자. 

 그냥 몸만 흔들어도... 춤의 놀라운 효능

첫째, 춤은 마음의 병을 어루만져 주는 묘약이다.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 현대인들은 알게 모르게 마음의 병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때 클래식이든, 팝이든, 가요든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놓고 마음껏 몸을 흔들다 보면 마음속에 켜켜이 쌓아 두었던 감정의 찌꺼기들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고 한다.

춤으로 정신과 신체의 병을 치료한다는 댄스테라피스트들은 몸을 흔들며 억눌림, 불안감, 부정적인 생각 등 자신의 내면을 충분히 외부로 표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한 발짝 물러나 문제를 들여다보면서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조언한다. 그러다 보니 점점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된다고.

둘째, 춤은 유산소운동이다. 정열적이고 파워풀한 살사댄스, 마룻바닥을 밟아 소리를 내며 추는 탭댄스, 스페인의 정열적인 춤 플라멩고 등은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인 걷기나 파워워킹 정도의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일주일에 2회, 1시간 30분 가량 춤을 추는 게 적당하다고.

셋째, 춤은 심폐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심혈관 치료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심혈관 활동을 개선하고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로 춤을 적극 권장하고 있을 정도로 심폐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춤은 생명연장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 아르헨티나의 한 박사는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춤인 탱고가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실험한 뒤에 그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남녀 댄서 20명을 대상으로 춤을 추기 전과 춤을 춘 후의 산소 소비량, 심박수, 호흡수 등의 변화를 측정했는데, 춤 춘 후의 심박수 최고치가 60%에 이르러 심혈관 계통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음을 밝혀 냈다.

넷째, 춤은 활력 증강제다. 춤을 추는 이들이 한결같이 입 모아 말하는 것, 바로 삶의 활력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전문가는 몸이 지치지 않을 정도의 춤을 하루 30분 정도 매일 추면 건강에 참으로 유익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다섯째, 춤은 생명 연장 프로젝트다. 한 매체에서는 '미친 듯이' 정열적으로 춤을 춰 하루에 54㎈ 이상을 소모할 경우 조기 사망할 확률을 47%,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을 62% 줄일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참고로 54㎈ 정도는 테니스를 9분, 계단 오르기를 7분 가량 했을 때 소모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가볍게 몸을 비틀어 주거나 흔들어 주는 정도의 춤도,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취할 경우 근육이 뭉치는 림프순환장애에 효과적이다. 찌뿌드드하거나 담 들린 것을 풀어 줄 뿐만 아니라 뼈 근육도 부드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