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보면 유달리 고혈압 약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다.

이유를 들어 보면 고혈압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너무도 고생한 주위 친구의 고통스런 경험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이제 고혈압 약을 먹을 정도로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심적 부담감등을 토로한다. 고혈압이란 병은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것과는 달리 아무 증상이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할 정도로 나타나는 증상이 있는데 흔히들 뒷목이 뻣뻣해지면 고혈압이 아닐까를 의심하는데 대부분은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뒷목이 뻣뻣한 현상을 가지고 혈압이 오른다고 생각을 했을까.. 실제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체내에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방출하게 되고 이것이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리지만 우리 근육의 긴장도도 증가시킨다. 뒷목에 많이 있는 근육들이 긴장하면서 목이 뻣뻣하다는 느낌을 받거나 머리 쪽으로 당기는 통증 또는 저린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럼 이렇게 증상도 없는 고혈압을 왜 치료해야 할까.

고혈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도관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혈압이라는 것이 결국은 혈관 내에 압력을 의미한다. 혈관 내 압력이 증가하게 되면 혈관 내에 약한 부위들이 손상을 입게 되고 이것이 지속되면 손상된 위치에 찌꺼기 같은 것이 끼게 되어 결국은 혈관을 망가트리게 된다. 수도관도 마찬가지로 수도관에 비해 그 안에 있는 수돗물의 수압이 너무 높아지면 수도관을 오래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리고 수도관내 수압이 높아지게 되면 수돗물을 가정으로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모터에 더 크고 강한 것으로 교체해야 되고 힘이 약한 모터를 사용하다 보면 수돗물을 정상적으로 보낼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모터의 역할을 하는 것이 심장이라 보면 된다. 실제 혈압이 높이 올라가면 심장은 그 부담에 따라 심장이 커지게 되는데 이것은 심장 자체가 근육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휘트니스 클럽에서 역기를 조금씩 무겁게 들다 보면 근육이 점점 커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 볼 수 있다. 이렇게 혈관이 망가지게 되고 심장이 커지게 되어 나타나는 질환이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중풍이고 심장병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우리 나라 같은 경우 혈압약이 보급되기 전에는 혈관이 터져서 오는 뇌출혈 중풍이 막혀서 오는 뇌경색 중풍에 비해 8대 2정도로 높았다가 혈압약이 보급 되면서 전체 중풍 환자도 줄어가고 있지만 중풍 양상에서도 뇌출혈이 뇌경색에 대해 2대 8 정도로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혈압약으로 고혈압을 잘 조절하는 경우 약 48%의 중풍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보통 고혈압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고혈압 약의 시작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적인 생활요법으로 어느 정도 정상 혈압으로 되돌리는 수가 있다. 물론 그것이 아주 많이 떨어지게 하지는 않지만 초기 고혈압이라면 시도해볼 수 있다. 고혈압 환자도 생활요법을 통해서 먹고 있는 약의 용량을 낮출 수도 있으며 또한 다른 혈관위험인자 즉 당뇨나 고지혈증의 개선도 유도할 수 있다.

고혈압은 소리 없이 와서 서서히 사람의 생명을 깎아 먹는 무서운 질병이다. 당장에 아무런 증상이 없고 불편하지 않다고 방치해두면 결국 하루하루 지날수록 내 안에 소중한 혈관을 파괴해 나갈 것이다. 고혈압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더욱 더 많은 노력이 필요 하게 될 것이다. 고혈압은 평생 나와 함께 내 몸에 살아가는 친구로 생각하고 우리가 사랑스런 애완동물에게 매일 먹이를 주듯이 고혈압이라는 친구에게도 혈압약 매일 먹여 주어 이 친구가 화나서 우리 몸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미연에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