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의하면 혈관벽에 달라 붙어 있는 산화된 콜레스테롤이나 지질 등을 나노 로보트를 혈관 속으로 집어 넣어 제거를 한다는 내용이다.

산화된 콜레스테롤이나 지질이 혈관벽에 붙어 있는 현상을 혈전이라 하는데, 이것을 방치하면 혈전이 점점 커져서 동맥혈관을 막아 동맥경화증을 유발시키게 된다. 뇌로 이어지는 동맥이 막히면 뇌경색으로 인한 뇌졸중(중풍)을 일으키고, 심장으로 이어진 동맥(관상동맥)이 막히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질환을 일으켜 심장의 수축 운동이 멈출 수도 있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까 20년 후에는 동맥의 혈관에 달라붙어 혈행을 방해하는 혈전이나 노폐물 같은 것을 제거해 주는,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없을 만큼의 아주 작은 로보트가 나온다는 이야기다. 놀랍지 않은가?

혈관 안에는 적혈구나 백혈구, 혈소판 등의 혈구세포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 혈구세포들은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구조여서 혈관 안을 청소할 수 있는 로보트는 세포수준의 크기는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노 로보트라고 한 것이다. 나노는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1나노 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와 같은 싸이즈이다.

인간이 드디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아주 작은 싸이즈의 로보트로 혈관을 청소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어 냈다고 감탄해야 할 날이 곧 올 모양이다. 

하지만 여기서 좀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인간들의 자만심이 극에 달해 아주 정교하게 조절되고 있는 생체 구조를 어디까지 훼손 시킬 것인가에 대해 염려를 안 할 수가 없다.

인체의 혈관 안에는 20년 후에 등장하게 될 나노 로보트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전천후로 움직이는 청소부가 있다. 백혈구가 혈관을 따라 순환하면서 혈관 내로 침투해 들어 온 세균이나 이물질, 노폐물, 피떡, 백혈구 자신들의 시체 등을 깨끗이 청소해 주고 있는데, 엉뚱하게도 무슨 나노 로보트라는 말인가?

우리의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올바르지 못해서 인체에 해로운 노폐물을 만들어 혈관을 막히게 했다면 백혈구가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혈관이 막혀 있어 백혈구가 지나갈 수 없거나, 아니면 혈전(피떡)이 너무 커서 백혈구가 감당해 내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아마도 이런 처치 곤란한 핏덩어리를 제거하는 로보트를 개발해 낼테니 입맛 당기는대로 아무렇게 마구 먹어 혈관 안에 피떡이 생기는 것 따위는 두려워 하지 말라고 부추기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말이다. 우리는 이런 부자연스런 기계를 혈관 안으로 주입시키기 전에 동맥경화증에 걸리지 않으려는 생활을 해야만 한다. 

사람들은 음식물을 아무렇게나 섭취하여 건강이 망가지게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는 의학이나 과학의 힘을 철석 같이 믿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웬만한 병 쯤은 현대의학이 완벽하게 고쳐 줄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커다란 착각임을 바로 자각해야 한다.

현대의학의 수준은 우리가 흔히 걸리는 감기조차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판국인데, 웬만한 병 쯤이야  현대의학이 고쳐 줄거라고 믿고 평소에 건강관리 잘 못 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빠질 수도 있다.

웬만한 병 쯤은 인체가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의 시스템만이 고칠 수 있다. 그러나 인체의 자연치유 시스템도 만능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아무렇게나 먹는 음식과 바르지 못한 생활로 몸이 망가지면 자연치유 시스템도 망가지게 되어 있다. 자연 치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질 좋은 음식물과 바른 생활로 인한 체내의 생리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는 상태라야만 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혈관을 청소해 줄 수 있는 나노 로보트가 나온다고 해서 반가워 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간의 기술이 아무리 뛰어 나다 할지라도 백혈구 같이 정교한 나노 로보트를 만들 수 없다. 인류가 만들어 낸 최첨단의 장비라면 항공기일 것이다. 인류의 기술이 제아무리 진보하고 발달을 한다 하더라도 모기처럼 자유 자재로 날아 다닐 수 있는 비행기는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다.

20년 후에 혈관을 청소할 수 있는 나노 로보트가 나온다면, 나노 로보트는 아주 둔탁하고 부자유스럽게 날아 다니는 인간이 만든 최첨단의 헬리콥터라면, 혈관 안의 백혈구는 아무 곳이나 자유 자재로 날아 다니는 잠자리와 같다.

인간이 만들어 낼 나노 로보트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기능이 뛰어난 백혈구가 건재하고 작동을 잘 할 수 있도록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함을 힘주어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