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식품, 껍질 무르지 않는 토마토가 시초

1995년 미국의 몬산토사가 유전자조작 콩을 처음 개발했을 당시에는 이를 두고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할 ‘제 2의 녹색혁명’ 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몇 년도 안돼 유전자조작식품은 ‘프랑켄슈타인푸드’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유전자조작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미국은 FDA(미국식품의약청)의 안전승인을 내세워 유전자조작식품이 인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이 식품을 보통 농산물과 분류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농산물 수입국인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연합국가(EU)는 쉽게 무르지 않는 토마토, 살충제에 강한 콩, 슈퍼 옥수수 등 유전자조작으로 만들어진 식품이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해칠 수 있다며 유통을 거부하거나 유전자조작식품과 그렇지 않은 식품을 구별해서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예로 영국정부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유전자조작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을 표시하지 않고 팔면 최고 5천 파운드(약 1천만 원)의 벌금을 물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으며 프랑스,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의 나라는 대형슈퍼마켓에서 유전자조작식품을 팔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해 시중에 판매되는 두부의 82%가 유전자조작으로 만든 콩을 원료로 한 것이라는 소비자보호원의 발표가 있는 후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비단 콩과 옥수수만이 아니라 감자, 토마토 등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전자조작식품은 39종에 달하며 유전자조작식품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은 두부, 식용유, 과자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때문에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 일부 식품전문가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해서 하루 속히 ‘유전자조작식품’ 임을 알리는 표시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정부에서도 이를 수용해 2001년 7월부터는 콩과 옥수수 등이 들어간 식품에 대해 표시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유전자조작식품, 껍질 무르지 않는 토마토가 시초 
유전자조작식품이란 어떤 생명체 속에 다른 종의 생물체 유전자를 끼워 넣어 전혀 새로운 성질을 갖는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즉 DNA를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저장성이 좋거나 병충해에 강한 특성을 갖도록 개조한 농산물인 것이다. 
지난 94년 미국에서 유전자조작으로 익어도 껍질이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생산해낸 것을 시초로 현재는 콩과 옥수수, 감자, 면화 등 50 여종 이상의 유전자조작식품들이 생산되거나 판매되고 있다. 
유전자조작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나라로는 미국이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33%, 콩 50%, 면화 50% 가량이 유전자조작식품이라고 한다. 캐나다와 아르헨티나에서도 유전자조작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의 경우 미국으로부터 콩과 옥수수 등의 작물을 수입해 왔고 이들 대부분이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고 그대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수입된 콩과 옥수수는 우리가 먹고 있는 각종 가공식품의 주원료들로서 간장이나 된장, 콩나물과 같이 1차 가공된 식품 뿐만이 아니라 전분이나 물엿, 기름, 마아가린, 조제분유 등 각종 식품에도 많이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소나 돼지, 닭 등의 사료원료로도 쓰이고 있다. 
그리고 콩과 옥수수 이외에 다른 유전자조작식품들도 미국내 GMO 통계가 잡히지 않고 있을 뿐이지 이미 여러 가지 가공식품의 형태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형편이다. 

유전자조작식품 과연 안전한 먹을거리인가? 
이렇듯 대량의 유전자조작식품이 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과 유해성은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서로간의 상반된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유전자식품이 안전하다는 입장을 보면, 유전자조작식품은 작물에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나 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기 때문에 살충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수송과 보관이 쉬워 식품의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또한 질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백신을 함유한 과일이나 작물은 전염병의 발생률이 높은 개발도상국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식품의 영양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단백질을 강화한 고구마와 벼, 비타민을 많이 함유한 카놀라유, 산화를 방지하는 과일과 채소 등을 개발할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유전자조작식품은 95년 이후부터 이미 전세계에서 유통되고 있는 만큼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식품은 아예 개발단계에서부터 개발이 취소되거나 생산이 중단된다.” 고 하면서 무조건 유전자조작식품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덧붙여 회사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지연이나 학연, 외보보다는 개인의 능력이나 성품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처럼,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도 ‘어디서 얻은 어떤 소재가 어떻게 이용되었는가’ 와 같은 유전자조작식품의 개별 특성에 따라 평가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즉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을 평가할 때 원료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원료가 안전하다면 거기에서 나오는 가공식품 역시 안전하다는 것. 어떤 기능을 갖는 유전자는 그 기능만을 나타내기 때문에 다른 유전자와 조합했다고 해서 다른 기능, 즉 독성이나 알레르기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한 관계자 역시 모든 음식물은 소화기관에서 흡수, 분해되므로 음식물에 함유된 유전자성분이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은 거의 없고 인체에 해롭다는 과학적인 증거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한표국(한국소비자보호원 식품의약품팀) 차장은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유전자조작식품이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그는 “과거 설탕 대용으로 사카린이 개발되었을 때도 그 당시는 사카린이 인체에 해가 없고 안전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카린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는가. 유전자조작식품 역시 개발속도가 너무나 빨라 미처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고 지적한 뒤 “유전자조작식품이 환경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기까지는 오랜 기간의 연구기간이 필요하며 연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고 말한다.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 역시 유전자조작식품이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 
기존의 식품들은 인류가 수 백년 이상을 먹어 오면서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지만 유전자조작식품은 개발된지 이제 십 년도 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것들로서 그 안전성이 검증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것. 지난 5월 독일 예나 대학 연구팀은 유전자조작식품 속에 있는 유전자가 이를 섭취한 동물과 사람에게 전이될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시켰다. 유전자조작 유체의 꽃가루를 먹은 벌 내장 속에서 유전자가 조작된 DNA가 검출된 것이다. 
또 유전자조작식품은 새로운 생물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식품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저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브라질 호두의 유전자 변형콩이 밤이나 도토리 등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크게 해로울 수 있다는 검사결과가 나와 생산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 
한편 도입된 유전자가 원래 그 종에는 없는 새로운 유전자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물질이 예상치 못한 독성을 낼 경우도 있다. 
지난 97년 영국 로위트연구소의 푸스타이 박사는 유전자조작감자를 쥐에게 10일동안 섭취시킨 결과 쥐의 주요 장기가 손상되고 뇌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처럼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 이외에도 유전자조작식품은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쳐 결국 생태계 파괴 현상까지 불러 올 것이라는 예측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제초제에 강한 유전자조작식품에게는 오히려 안심하고 제초제를 마구 뿌릴 것이고 이러다 보면 자연히 땅은 오염이 된다는 것. 또 해충을 죽이게끔 식물 자체에서 독성물질을 내뿜는 유전자조작식품 역시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시킬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코넬대학의 과학자들이 Bt 독소 유전자를 지니도록 조작한 옥수수의 꽃 가루가 나비의 애벌레를 죽인다는 사실을 밝혀내 유전자오염이란 말을 실감나게 만든 것이 대표적인 증거다. 
또한 제초제 저항성 혹은 해충 저항성을 지니도록 유전자조작이 된 식물의 유전자는 꽃가루를 타고 인근 잡초에 옮겨가 그것 역시 제초제나 해충저항성을 지니는 ‘슈퍼잡초’를 만들 수 있다.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GMO 반대 생명운동연대는 “애초에 유전자조작식품은 제초나 해충에 저항성을 갖게끔 만들어진다. 즉 강력한 제초제를 한번만 뿌리면 잡초는 싹 죽어버리는데도 작물은 끄덕 없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제초제와 살충제의 사용을 줄이고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런 유전자가 해충이나 잡초에게도 전이되면 살충제에 내성이 생기게 만들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살충제와 제초제를 뿌려야 할 것이다.”며 유전자조작식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유전자조작식품과 일반 농산물 
분리 수입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초제 저항성 벼와 혈압상승 억제 토마토 등 유전자조작식품을 시험,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환경과 인체에 대한 연구결과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진드기나 곤충이 지금 생산되고 있는 유전자조작농산물에 대해 이미 내성을 가지게 되었고 유전자조작식품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부작용을 확인하기에는 유전자조작식품의 개발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이미 유통되고 있는 유전자조작식품은 물론 앞으로 유통될 식품에 대해서 철저하고 명확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다. 

유전자조작식품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부에서는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전자조작식품(농산물)과 일반 식품(농산물)을 분리해서 수입하고 유통시켜야 한다. 또한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 섣불리 상품화해서도 안될 것이다. 

유전자조작식품은 ‘프랑켄슈타인푸드’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유전자조작식품이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 

유전자조작식품이 환경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기까지는 오랜 기간의 연구기간이 필요하며 연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