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비만에 이르는 이유는 다양하다.

유전, 호르몬 이상, 꿈쩍하기 싫어하는 생활 방식, 햄버거에 집착하는 식습관…. 하지만 공범이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친구다. 권위 있는 의학 학술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새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사회적인 관계를 통해 퍼진다.

내 친구가 살이 찌면 나도 살찔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이 주장의 근거는? 연구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1만2천 명 이상의 피실험자에게 가족과 친구 명단을 받아서 그들 모두의 상태를 추적했다. 한 피실험자가 비만이 될 때 그의 형제가 비만이 될 가능성은 40%나 높았다.

그의 배우자가 비만이 될 확률은 37%가 늘었다. 그 사람이 다른 피실험자의 ‘친구’ 목록에 있을 경우, 두 번째 피실험자가 비만이 될 위험은 57%나 증가했다. 특히 두 친구가 매우 친한 사이라면(두 명 모두 친구 목록에 서로를 올린 경우) 친구를 따라 체중이 늘어날 위험은 무려 171%나 증가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도 인맥을 따라 건너 건너의 상대방에게 영향을 끼친다. 또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사는 친구들도 가까이 사는 친구만큼이나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친구 사이에 비만이 전염되는 이유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곳에서 먹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보다는 친구끼리 행동 방식이나 몸매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역학 관계는 아직 확인할 부분이 많지만, 정말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친구들에게 다이어트를 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