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 손상에 대한 세포이식 치료의 현재와 미래

세포이식 치료는 척수를 살리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로, 최근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입니다. 중추신경계를 다치면 스스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필요한 세포나, 신경조직, 생화합물을 손상된 조직에 이식하게 됩니다. 이식된 세포는 손상 받은 신경 세포를 보충하고, 신경의 재생을 도우며 재생이 어려운 환경을 재생을 촉진시키는 환경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신경망을 형성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이식세포는 슈반세포, 후각 덮개 세포(olfactory ensheathing cell; OEC), 성체줄기세포, 태아 신경세포 및 배아줄기세포 등입니다.

슈반세포는 척수 손상의 세포 이식 실험에서 가장 먼저 연구된 세포로 자가 이식이 가능하고, 세포의 배양이 비교적 쉬우며 손상된 축삭이 재생되도록 합니다. 그러나 손상된 신경 조직내의 재생 억제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재생된 축삭이 손상부위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이 여러 실험에서 한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신경 세포가 재생하는 곳이 후각조직으로, 후각덮개세포(OEC)는 이 곳에 존재하는 교세포입니다. 후각덥개세포는 일차 후각신경세포를 유도하는 세포이며, 후각구근에서 이차신경세포에 연결해 주는 세포입니다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종양을 만들 가능성이 없으며, 자가 세포이식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포를 정확하게 분리해서 배양할 수 있는 지에는 논란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동물실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 대상의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고, 일부에서는 증상의 개선이 있었다고 합니다.

배아 줄기 세포는 이론적으로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므로 신경세포로 분화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분화를 유도한 세포를 척수를 다친 동물의 신경 조직 내에 이식하면 대부분 신경세포로 분화되는 것이 확인됩니다. 또한 이식 후에 신경기능의 회복촉진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남아 있으며, 암의 발생 위험, 면역 거부 반응의 문제가 있어 실제 이용에는 많은 어려움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의학기술의 발전여부에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이식세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아 신경세포는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안전하고, 성체세포에 비해 분화능이 뛰어나며, 실제 동물 실험에서 신경세포로의 분화가 확인되었고, 신경 축삭의 재생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세포 채취의 안정성이 떨어지며 면역 거부반응을 극복해야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체 줄기 세포는 우리 몸의 여러 부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충분한 양의 세포는 골수 조직과 탯줄에서 얻을 수 있으며 일부 지방 조직에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이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고, 동물 실험에서 효과가 보고된 상태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기관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기전이 알려져 있지 않고, 분화 능력에 대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아직 세포 치료의 임상적 적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 상태입니다.

첫째는 세포 치료의 안전성입니다. 광범위한 동물 실험 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대형동물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족합니다. 세포 치료의 안정성 문제는 개별 세포 치료제의 안정성에 대한 평가와 적용하려는 질병의 심각성, 다른 대체 치료법의 가능성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유효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동물 실험의 결과를 바로 인체에 적용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세포 치료제의 안전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질병에 대한 대체 치료법이 존재하지 아니한 경우에 세포 치료에 대한 임상 시험을 통해 그 효과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심각한 척수 손상을 받은 경우는 임상 시험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는 부작용의 문제입니다. 이식 이후에 신경학적 손상이 생기거나, 이식된 세포가 원하지 않는 조직으로 분화하는 경우, 비정상적인 신경 회로를 만들어서 이로 인한 통증이나 근육의 강직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현 단계에서 척수 손상에 대한 세포 치료는 소수의 환자에게 시행되는 연구자 임상 단계의 과정을 거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유효성이 평가된 후에 본격적인 임상 시험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척수 손상은 세포가 채워지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척수 신경계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신경 회로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현 단계에서 밝혀진 세포 치료의 효과는 손상 부위에 이식하였을 때 이식 주변부에 신경 섬유가 늘어나고 상향감각계가 일부 복원되는 결과만 보고된 상태입니다.

현재 척수 신경 재생 실험은 세포 이식과 더불어 다른 치료와의 병용 요법에 대해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지난 20년간 척수 수술 기법의 발전, 추가적인 손상을 막고 신경을 보호하는 약제의 개발하는 노력, 남은 신경 기능을 이용한 효과적인 재활치료, 척수 손상의 후유증을 방지하는 치료의 발전으로 척수 손상 환자의 수명이 증가하고 삶의 질이 호전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인 척수 신경의 재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