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준비 
 
따스한 햇살에
고운 손 내밀듯 꽃봉오리
터트리고 
 
풀내음 그윽한
향기를 봄 바람에 띄우더니 
 
뜨거운 햇볓
팔 벌려 가리운 듯이
푸르던 잎사귀도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더니 어느새 훌훌
벗어버리고 
 
또 다시 찾아오마
낙엽 한 잎으로
편지 한 장 바람에 날리고 
 
벌거숭이 되어버리는 나뭇가지는
하얀 이불솜 기다리는
겨울을 맞이하고 
 
잠들어 버린 꽃봉오리는 또다시
맞을 봄을 위하여
깊은 잠속에 빠져 꿈을 꾼다 
 
또 다른 준비를 맞이하기 위하여  
  
구대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