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의 소나무 
 
깊은 산속에 작은 마을이 있었고, 산 넘어에는 작은 절이 있었습니다. 
 
마을에는 젊고 예쁘고 부유한 과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절에는 중생을 돌보는 스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과부는 마을의 모든 남자들의 사모의 대상과 모든 여성들의 질투의 대상이였습니다. 
 
스님은 마을의 모든 사람들의 스승이였고, 의사였고, 해결사였습니다. 
 
과부는 자기의 미모와 가진것에 대해 자부하였고, 모든 남자를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다만 이 스님만이 넘을 수 없는 큰 산이 였습니다. 
 
스님을 자기의 미모와 가진것에 반하게 만들어야만 성이 차고, 자기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과부는 모든 재주를 부려 보았으나, 스님은 기타 마을 사람들을 대하듯이 친절하나 도를 벗어 나지 않았습니다. 
 
과부의 온갖 노력은 실패로 돌아 갔고, 깊은 좌절감은 분노와 증오로 변하였습니다. 
 
"저 스님도 나하고 하루 밤을 잤다"가 과부의 마지막 발악이였고 보복이 였습니다. 
 
스님이 그 다음날 마을로 하산하였을 때 온 마을은 뒤집혀 져 있었습니다. 
 
남녀노소가 스님한테 몰려 들어 야단법석이였습니다. 
 
스님은 한동안 어리둥절해 있다가 "그래"로 끝마쳤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한동안 배신감에 스님한테 가르침도 안 받고, 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마음과 몸의 병을 치료해 줄 사람이 필요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스님을 필요로 하였고, 지나간 일들은 묵인 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20년이 흘렀습니다. 
 
젊은 과부의 미모는 세월이 빼앗아 갔고, 재부는 미모와 품위를 유지하느라고 탕진되었습니다. 
 
이러면서 과부의 마음과 몸에 병이 들어 죽기 직전까지 다달았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저질렀던 죄의식때문에 스님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죽기직전 이웃들한테 눈물을 머금고 그 당시 이러이러한 사연때문에 요언을 퍼트렸다고 실정을 토로하였습니다. 
 
그 다음날 스님이 하산하였을때 마을은 또 한번 야단법석이 였습니다. 
 
스님은 한동안 어리둥절해 있다가 "그래"로 끝마치고, 예전과 다를바 없이 마을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주시고 상산하였습니다. 

/ 슈리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