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우물이 하나 있습니다. 
 
그 안에는 우울이라는 물로 가득차 있어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출렁출렁 비쳐지는 내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는
그런 우물이 하나 있습니다. 
 
우물 안에 그 새까맣고 일렁이는 얼굴이
진짜 내 얼굴인 것 같아 한참을 바라봅니다. 
 
일그러진 내 얼굴에 마음이 더 상해서 아랫입술을 짓이기고, 울상이 되어있는 내 얼굴은 점점 더 못쓰게 됩니다. 
 
우물은 자꾸 내려다 보면 볼 수록 자기 자신의 얼굴과 마음을 이렇게 망가뜨립니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면 우물은
그 하늘 아래의 한 점일 뿐입니다.
자연에 어우러진 하나의 점에 불과한 그 우물을 
 
언제 어디서라도 만나게 된다면
너무 깊이 또 오랫동안 들여다 보진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물 위에 비친 얼굴은 그 어느 누구라도 일그러져 보인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쁘고 행복한 나의 햇살만이
그 우물의 우울을 점점 마르게 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우물이 있습니다.   
 
맥스 베이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