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세포는 일정한 사이클이 지나면 죽게 되어 있고, 그만큼 새로운 세포가 태어나 우리 몸의 세포는 항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그 중 일부는 어떤 이유에 의해 이 사이클이 깨져 수명을 다했는데도 죽지 않고 계속 분열과 분화를 계속하여 증식하게 됩니다. 죽지않는 세포, 이것이 암세포입니다.

그러나 '죽지않는 세포'라는 특성은 암세포의 단편적인 의미에 불과합니다. 암세포는 모든 사람의 몸에서 언제나 빈번하게 생겨나고 있고, 스스로 죽지는 않더라도 면역체계의 활동에 의해 제거되고 사라집니다. 이 정도의 암세포는 인체의 정상적인 시스템의 범위 안에 있으며, 생활과 생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암', 그리고 '암세포'는 단순히 '죽지 않는 세포'의 범위를 넘어서서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생체 질서를 무시하면서 면역체계를 무력화시키고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면서 무한 증식하는 암세포와 그 군집을 의미합니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는 달리 세 가지 주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한히 증식해나가며 덩어리를 형성하고 또 온몸으로 퍼져나가면서 인체를 파괴시킵니다. 이 세 가지 특성이 자율성, 미분화성, 전이성입니다.

자율성 - 주변을 살피지 않는 안면몰수 깡패 세포
 
 

'자율성'이라는 아름다운 말로 표현되어 있지만, 이 말은 사실 '주변과의 관계를 무시한 채 제 맘대로 행동하는 깡패 세포'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정상 세포는 세포가 증식할 때 주변 여건에 따라 과도하게 증식되지 않도록 그 성장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러나 암세포는 이러한 조절 기능이 망가져 무제한으로 성장하고 증식합니다. 또한 암세포들은 그들을 견제하게끔 되어있는 면역체계를 완전히 무력화시킵니다.

미분화성 - 나이값을 못하는 사고뭉치 철부지 세포

사람들 중에도 나이를 먹었는데도 나이값을 못하고 사고를 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격이 완성과 안정의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끊임없이 혼란스럽게 방황하기 때문입니다. 암세포도 성장할 만큼 성장해서 제 역할을 다 해야 하는데도 오로지 스스로의 증식에만 몰두하는 세포를 말합니다.

정상 세포는 분화라는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인 세포 고유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암세포는 세포의 분화가 정상적인 최종 단계까지 이루어지지 않는 미분화 상태로 존재합니다. 같은 암세포라고 해도 그 중 좀 점잖은 암세포가 있고 더 포악한 암세포가 있는데 이는 분화의 정도에 의 좌우됩니다. 분화의 정도가 낮을수록 암의 전파나 전이가 더 왕성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철이 덜 들수록 더 큰 사고를 치고 다닌다는 뜻입니다.

전이성 - 머무를 줄을 모르는 천방지축 떠돌이 세포

훌륭한 사람일수록 한 곳에 오래 머물거나 같은 성격을 변치 않고 유지합니다. 그러나 뭔가 부족한 사람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정체도 변화무쌍하게 바꿔가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칩니다. 암세포도 원래 태어난 곳에 머물지 않고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이곳 저곳을 초토화시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정상 세포는 스스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면서 세포 고유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가 갑자기 간으로 옮겨가는 일은 없으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피부의 모양을 형성하면서 피부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원래 태어난 곳에 존재하다가 수명을 다해 사라집니다. 그러나 암세포는 원래 위치했던 장기와 조직에서 벗어나 혈관, 림프계를 통해 인체의 공간 내에서 마음대로 옮겨다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암이란 건 이런 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