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오늘 뿐이더냐?
너무나 원망스럽지만
네가 그리 울다가
기어코 데려간다면
내, 어쩔 수 있겠니

아직은 아니라고
그토록 애원했건만
네가 그리 울면서
기어이 가져간다면
내, 어쩔 수 있을까

얼마나 기다려온 세월인데
벌써 이별이라니
다 물들지도 못 한 가을을
허무하게 보내야 하는
내, 마음을 너는 아니?

너라서 하는 얘기도 아니고
너라서 매달리는 것도 아니지만
조금만 참아주면 좋았을 것을
작년, 그 작년에도 그러더니
넌, 여전히 매정하구나

가거라 네가 가는 걸 어찌 막겠냐만
이것만은 알아라
너를 위해 울어줄 사람도 나고
너를 위해 슬퍼할 사람도 나란 걸 안다면
내, 사랑은 두고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