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걸어도 혼자가 아닌 
 
고요한 들길을 혼자 걸으면
누군가 말한다 넌 홀로가 아니야
나비처럼 사뿐한 마음이 풀잎과 나무와
마른언덕과 더불어 묵주기도 드리면 어느새 성모님도 내곁에 와 계시다
기도소리 바람 따라 흩어지고 
 
달팽이의 느린 행보나
참새의 벗은 작은 발이라도
멈추지 않고 가고 있는 것들
아픈 곳에 고이는 따스한 웃음처럼
바스라진 나뭇잎이 향기를 품어내듯
가까웠다 멀어졌다 
 
보이는, 보이지 않는 의미들을
꼭꼭 씹으니
나는 지금 혼자 걷는 것이 아니다  
  
송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