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약물치료

가. 약물치료의 필요성

정신분열병은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인 도파민의 과도한 증가로 이상을 보이는 것인데, 바로 이 도파민의 작용을 억제하여 정신분열병의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 항정신병 약물이다.

1) 항정신병 약물 복용의 효과

* 급성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 귀에서 들리는 소리를 없애 주거나 감소시켜 준다.

-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생각이나 느낌을 없애 준다.

- 불안, 긴장, 초초등을 감소시켜 준다.

- 머리를 맑게 해 주고 정신 집중력을 증가시켜 준다.

- 잠을 잘 자게 해 준다.

- 공격적인 과격한 행동, 이유 없는 화, 짜증을 감소시켜 준다.

- 적절하지 못한 웃음이나 울음 등의 부적절한 감정표현을 감소시켜 준다.

-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지루하고 따분한 간정, 의욕 상실, 우울, 신체적 증상 호소에는 효과가 적을 수 있다. 이렇게 약물치료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서는 정신치료, 집단치료, 사회기술훈련, 작업기술훈련 등의 종합적인 재활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 재발을 감소시키며 재입원을 감소시킨다. 투약을 중단하면 재발의 가능성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 투약 기간 중의 재발은 투약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훨씬 덜 심하다.

정신분열병에서 약물치료의 효과가 나타나면 순서를 보면 첫 수일에서 수주일 (1-2주)까지 흥분, 초조, 불면 등이 감소하고 그 후 행동, 외모, 정서, 사회 참여의 호전이 오며 (2-6주) 환청, 망상 등의 정신분열병의 기본적이고 전형적인 장애의 현저한 감소는 6주 이후에서 2-3개월 후에 올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항정신병약을 투여하고 제대로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 6-8주가 걸린다.

급성기 환자의 경우 약물 투여 후 증상이 빨리 좋아지나 오래 전에 발병한 경우일수록 약물치료의 성과가 적다.

2) 약물의 종류

- 항정신병약물 : 클로르프로마진, 할로페리돌, 부롬, 록사펙, 페르페나진, 오페라진, 곰마틸, 피모짓

- 항조증약물 : 탄산리튬, 카바마제핀, 리보트릴, 발핀

- 항우울제 : 에나폰, 이미프라민, 그로민, 프로작

- 항불안약 및 수면제 : 바륨, 로라반, 아티반, 달마돔, 이모반

- 부작용 방지약 : 벤즈트로핀, 베사콜린, 인데놀, 테프라

3) 약물의 부작용

- 전신증상 : 심하게 몸이 쳐지거나 잠만 잔다. 안절부절 못한다. 피부병같이 발진이 생긴다.

- 안면 증상 : 눈이 올라간다. 입술을 우물거린다. 혀가 저절로 움직인다. 입이 마른다. 물체가 흐리게 보이거나 겹쳐 보인다.

- 근육 증상 : 몸이 뻣뻣하다. 손이 떨린다.

- 소화기 증상 : 변비나 설사, 위장장애 (소화불량, 헛구역질)

- 비뇨기 증상 : 소변보기가 힘이 들거나, 자주 본다.

- 생식기 증상 : 여성의 경우 월경불순

- 혈액 증상 : 백혈구 및 혈소판의 감소 (치명적이 될 수 있으나 아주 드물다)

- 임신시 :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4)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

- 1-2주 후에는 사라지므로 우선 어느 정도 기다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 처방된 용량을 정확하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정신과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의 용량을 감소시키거나 다른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 정신과 의사와 상의하여 부작용을 조절하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흔히 항파킨슨 작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은 코젠틴, 아만타딘 등이 있다. 이런 약물은 떨림, 근육의 강직 및 경직 등의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약물 자체에서도 입마름, 시력 불선명, 소변을 보기 힘든 것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5) 부작용에 대한 대처법

- 졸리움의 경우에는 항정신병 약물의 하루 용량을 정신과 의사가 저녁에 일회의 용량으로 처방하여 한번에 복용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 햇볕에 대한 과민성은 항정신병 약물의 복용으로 증가하고, 특히 환자의 피부가 흰 경우에 심하다. 이것은 뜨거운 햇빛을 피하고, 햇빛 차단제인 썬텐 로션 등을 사용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 떨림이나 다리를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은 걷기, 달리기, 근육운동 같은 신체적 운동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다.

- 어지러움은 환자가 갑자기 일어설 때 흔히 나타난다. 특히 따뜻한 침대나 뜨거운 물 속에서 일어날 때 흔히 나타난다. 이럴 경우에는 천천히 일어나도록 하면 해결될 수 있다.

- 식욕의 증가는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체중의 증가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기름기가 너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적당한량의 식사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한편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은 곧 환자의 몸에서 항정신병 약물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증거일 수도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보면 안된다.

6) 약물복용시 주의할 음식물

- 술

- 담배

- 카페인 함유 음식 (커피, 홍차, 쵸코렛)

- 진정제 계통의 약물

- 한약

- 마약 계통

7) 약물의 유지기간 및 복용 횟수

* 약물복용의 유지 기간 : 첫 발병시는 최소 2년, 1차 재발시 5년, 2차 재발시 10 년, 3차 재발시 평생복용해야 하며, 약을 끊을 때는 천천히 줄여가야 한다.

* 약물복용 횟수 : 처음에는 2-3회로 하다가 나중에는 하루에 1회로 충분하며, 복용시간은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의욕상실,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 사회적 부적합, 감정의 상실, 대인관계 곤란 등은 항정신병 약물로 교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증세 때문에 장기간 약물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

나. 정신분열병의 재발 및 약물의 지속적 투여의 필요성

임상경험에 의하면 항정신병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하면 재발의 가능성을 약 1/4로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즉, 약물을 투여한 경우 1년내 14%가 재발하나, 투여하지 않은 경우는 약 55%가 1년내 재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하여도 언젠가는 약 30-50%의 환자가 재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약물을 투여하지 않으면 약 70%의 환자가 결국에는 재발한다고 한다. 따라서 약물의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투여는 재발의 기회를 감소시켜 준다고 말할 수 있다.

어차피 약을 먹어도 결국 30-50%의 환자가 재발한다면 굳이 힘들게 항정신병 약물을 먹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투약기간 중의 재발은 증상이 투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재발되었다면, 이때의 증상은 투약을 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훨씬 가벼울 것이다 (민성길 1994).

또한 환자와 보호자들은 약물치료를 받아 증상이 호전된 후에는 다 치료되었다고 생각하여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번의 급성 정신병을 앓은 경우에는 그럴 수 있겠지만 재발의 경험이 있는 환자는 약물을 항생제처럼 사용해서는 안된다. 즉 당뇨병에서처럼 규칙적으로 장기간 투여해야 하는 것이다.

다. 기타 약물치료에 관한 궁금증

ⓐ 정신분열병도 약물만 꾸준히 복용하면 완치될 수 있는가?

물론 항정신병 약물의 투여가 정신분열증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에서 인슐린을 투여한다고 하여 당뇨병이 완치되지 않는 것 같이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 항정신병 약물은 투여하면 머리가 나빠지는 것은 아닌가?

일반적으로 항정신병 약물은 생각하고 기억하며 판단하는 등의 인지기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환자가 병적 증상 때문에 머리가 나빠지고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정말로 환자는 바보처럼 된다.

ⓒ 항정신병 약물은 언젠가 끊을 수 있는가?

현재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첫 발병 후에는 재발의 방지 및 재발로 인한 기능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최소한 1년 내지 2년간 투약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한 재발을 한번이라도 한 경우에는 최소한 5년간 항정신병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언제까지 약을 먹어야 하는지 객관적인 해답은 없고 환자에 따라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재발 가능성이 최소화될 때까지 계속해서 복용해야 한다.

ⓓ 환자가 임신을 원하거나 임신 중일 때는 항정신병 약물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가?

임신 첫 3개월간은 가능한 한 어떠한 약물도 중단하는 것이 좋으며, 투약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가장 적은 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좋다. 항정신병 약물은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없거나 아주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꼭 필요한 임신의 경우라면 가장 적은 용량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 현명하다.

2. 정신과적 치료

가. 개인정신치료

정신치료란 환자의 증상이 심리적 요인에서 기인한다는 가정하에 정신치료를 하기 위한 적절한 수련을 받은 치료자가 한 개인이 지닌 성격상의 문제와 감정상의 문제를 심리적 방법을 사용해서 치료하여 그가 주어진 환경에 보다 더 잘 적응하고 대처해 나가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정신치료는 그 목적, 학파, 기법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크게 보아 환자가 자신의 문제의 근원을 스스로 깨닫게 하고 인격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심층정신치료와 환자의 근본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환자를 도와 그가 주어진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지정신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치료는 신경증을 치료하는데 주로 사용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신경증뿐만 아니라 인격장애, 정신병, 정신생리장애, 알코올 중독, 약물중독 등 거의 대부분의 정신장애에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지지정신치료는 상대를 안심시켜 주고 설득하기도 하며 격려해 주기도 하고 충고도 해주며 설명도 해주고 필요한 경우 환경의 조정을 도와주는 것까지 포함한다.

나. 집단정신치료

여러 환자 (대개 6~10명)를 집단으로 만나 치료하는 형태이다. 대개 비슷한 문제를 가진 환자들이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가지는 환자들을 모아서 하게 된다. 근본적인 치료목적은 개인 면담과 동일하나 집단구성원 간의 역학이 생기며, 과거보다는 지금 현재의 상황에 역점을 두게 된다. 각 구성원은 치료자뿐만 아니라 구성원간에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영향을 주게 된다.

다. 전기충격치료

전기충격치료 (EST : electro shock therapy)는 국내에서보다는 선진국에서 더욱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우울증 환자와 정신분열병 환자의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그 방법은 매우 간단하며 안전하다.

이 전기충격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반드시 안전성을 확인하는 검사들을 필요에 따라 시행하고 치료 후에도 계속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한다. 물론 이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반드시 환자와 보호자의 동의서를 받고 있다.

그 치료가 매우 과학적이고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고문한다.'는 식의 오해를 많이 받고 있는데 이 치료에 대한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라. 가족치료

환자의 문제가 가족 전체의 문제의 표현인 경우이거나 환자의 가정환경이 병적인 경우, 혹은 환자의 문제 해결을 위한 가족 전체의 참여가 필요한 경우, 가족 전부 혹은 일부를 같이 치료하는 방법을 말한다. 주된 목적은 가족 간의 의사소통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마. 오락 및 예술요법

예술요법이란 비교적 자유롭고 편안한 치료상황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환자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행동 및 생활을 변화시켜 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의 최대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예술요법은 약물치료나 정신치료 등의 다른 치료에 병행보완하여 치료를 돕는 것이라는 소극적인 개념이 있는 반면에, 다양한 치료상황과 도구를 통하여 환자가 가진 불유쾌한 상태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 또는 원치 않는 것들을 바람직하고 갈망하는 상태로 도달할 수 있도록 행동을 바꾸어 주는 치료라는 적극적인 개념도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것으로는 음악요법, 미술요법, 문예요법, 레크레이션 등이 있다.

3. 재활치료

가. 정의

재활이란 '다시 살린다' 혹은 '다시 산다.'는 의미를 갖는다. 결국 정신장애인의 재활치료란 정신병으로 인해 파괴된 한 개인의 기능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될 수 있도록 돕는 정신과적 치료과정을 의미한다.

넓은 의미의 정의는 정신장애인들이 정상인과 더불어 지역사회 내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이나 적응력을 길러 주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1) 환경치료 (milieu therary)

병실의 모든 직원, 환자들, 병원의 시설, 규칙 등 환자 주변의 모든 환경을 치료적으로 하여 환자의 치료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고자 하는 치료법이다.

2) 사회기술훈련, 사회적응훈련

대부분의 환자들은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특히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 있었던 경우에는 더욱 사회기술이 결핍되기 쉽다.

이에 대인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원만한 대인관계형성과 어려운 사회상황에서의 문제해결 위주로 교육을 한다.

3) 기초생활 기술훈련

독립적인 생활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기술을 배우는 시간으로 (개인위생관리, 세탁 및 의복관리, 요리, 예절) 등의 내용이 있다.

4) 지역사회 자원활용기술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복귀시, 사회자원 (예 : 은행, 우체국, 대중 교통수단 사용 등) 을 잘 이용하여 생활이 잘 유지되도록 돕기 위해 교육한다.

5) 직업재활치료 프로그램

환자들이 할 수 있는 작업을 개발하여 참여시킴으로써 흥미를 자극하고 용기와 자신을 심어 주고, 나아가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사회적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 재활치료가 재발에 미치는 영향

정신분열병의 예후를 판가름하는 것은 재발의 빈도이다. 일단 병이 발병한 후 환자에게 약물치료를 해보는 것이 통상적인 치료과정이고, 약을 써서 증상이 호전되면 일단 퇴원시켜 외래에서 계속 약을 복용하는데 이 약의 지속적사용은 재발의 방지가 큰 목적이다.

그런데 재발을 예방하는 것은 약물의 복용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재활치료가 이 병의 재발을 막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신분열병 환자에게 과중한 스트레스가 증상이 재발되는 계기가 된다는 지론이 여기서 뒤집어 진다는 뜻이 아니라, 이 재활치료가 좀더 전문적으로 계획되고 철저히 교육이 밑받침되어 특히 가족의 적극적인 협조와 맞물려 시행될 때 환자가 갖는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이 극복될 수 있고 따라서 재활치료로 재발의 위험을 덜 수 있다.

다. 재활치료의 효과성

1) 환자가 병과 약물에 대한 교육을 받음으로써 재발과 재입원율이 현저히 감소된다. 예를 들면 약물치료만 할 경우에는 아무리 약을 잘 먹어도 1년내 재발율이 30-40%에 이르지만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같이할 경우에는 1년내 재발율이 10% 이내로 감소된다.

2) 환자가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데 필요한 사회기술이나 직업기술을 배우기 때문에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고 더 나아가 사회적인 역할을 잘 해 나가게 된다.

3) 가족 역시 가족교육을 통하여 정신분열병환자에 대한 지식을 가짐으로써 고통이 현저하게 감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