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는 미생물입니다. 핵이 없는 세균보다 진화된 생물입니다. 핵이 있는 진핵생물이기 때문입니다. 세포가 실처럼 길고 가느다란 형태의 균사로 자랍니다. 주로 포자를 만들어 번식하며 지구상에 3만여종의 곰팡이가 있습니다. 
 
곰팡이 하면 대체로 퀴퀴한 냄새나 더럽고 지저분하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곰팡이는 지구환경과 생태계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생물입니다. 곰팡이 전문가인 신현동 고려대교수에 따르면 곰팡이가 없다면 지구는 동식물의 사체로 뒤덮이게 된다고 하는군요. 생태계 분해자로 세균만으론 역부족이란 뜻입니다. 곰팡이는 세균으로 잘 썩는 동물 사체보다 훨씬 거대하고 분해하기 어려운 식물 중합체를 분해하는데 결정적 역할 맡습니다. 생태계의 최종 청소부인 셈입니다. 
 
쓰레기가 많은 곳엔 자연히 청소부도 많습니다. 청소부가 눈에 띄인다고 청소부가 더러운 것은 결코 아닙니다. 더러운 것은 동식물의 사체 등 쓰레기지요. 청소부에 대해선 고마워해야합니다. 게다가 페니실린같은 항생제나 와인과 맥주, 된장도 모두 곰팡이의 작품입니다. 아무쪼록 곰팡이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나야 겠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고마운 곰팡이도 요즘처럼 덥고 습한 환경이 되어 과도하게 증식하게 되면 인간에게 이런저런 해로움을 끼치게 됩니다. 
 
● 발의 무좀ᆞ 두피의 비듬ᆞ사타구니 완선ᆞ 몸통의 어루레기ᆞ여성의 칸디다질염" 등이 곰팡이가 옮기는 질병입니다. 
 
다행히 곰팡이 질환은 약물로 치료가 잘 됩니다.
강력하고 간편한 약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좀 등 곰팡이 질환이 재발을 잘하는 고질병이란 시각은 잘못입니다. 먹는 약 혹은 바르는 약으로 대부분 쉽게 완치됩니다. 발톱무좀은 먹는 약을 먹어야합니다. 한가지 주의사항은 발톱무좀은 면역이 떨어진 경우에 잘 생긴다는 것입니다. 발톱무좀이 있는 분들은 약물치료와 함께 영양과 수면, 휴식 등 섭생을 잘 관리해 면역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예방을 위해선 건조와 환기가 핵심입니다. 드라이어가 유용합니다. 머리카락과 회음부, 겨드랑이, 발가락 사이를 잘 말려야 합니다. 신발도 자주 말리는게 좋습니다. 꽉끼는 옷이나 신발은 피해야 합니다. 비듬은 비듬전용 샴푸를 자주 사용해야하며 머리카락보다 두피에 적어도 샴푸액이 3분 이상 접촉되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진후 물로 씻어내야 합니다. 
 
● 비둘기
곰팡이와 관련해 꼭 말씀드려야할 동물이 바로 비둘기입니다. 엉뚱하지만 비둘기똥이 곰팡이의
온상이기 때문입니다. 길바닥에 비둘기 똥이 하얗게 말라붙어 있는 경우를 흔히 보는데 여기에서 곰팡이 포자들이 공기를 통해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옵니다. 비둘기 똥을 통해 무려 60여개 질병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에 흔한 결핵의 경우 환자의 손상된 폐 조직의
빈 공간(공동)에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osis) 곰팡이가 들어와 증식해서 커다란 공 모양의 곰팡이 덩이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미국 뉴욕시에선 비둘기똥을 청소할 때 청소부가 방역복과 마스크, 손장갑을 끼고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괜찮습니다. 그러나 항암제를 투여받는 암환자나 오래된 당뇨환자, 천식이나 루푸스, 장기이식 등으로 스테로이드를 많이 사용하는 환자 등 면역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 분들은 가급적 비둘기 가까이 가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 땅콩 
 
땅콩도 주의해야합니다. 오래 되어 물기를 머금고 눅눅해진 땅콩을 말합니다.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소 아플라톡신(aflatoxin) 때문입니다.
아플라톡신은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중 하나입니다.
20 ppb의 극미량에서도 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1 ppb가 10억분의 1이므로 아플라톡신이 얼마나
강력한 지 알 수 있습니다. 1960년대초 영국에서
칠면조 10만마리 갑자기 폐사했는데 알고보니 이유가 오염된 땅콩사료의 아플라톡신으로 밝혀지면서 알려졌습니다.
1988년 국제암연구소(IARC)의 1급 발암물질로 등록됐습니다. 땅콩 못지 않게 옥수수도 위험합니다.  
 
2003년 케냐에선 오염된 옥수수를 먹고 120명이 아플라톡신 중독으로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오래된 땅콩 특히 거무죽죽하게 변색된 부분이 있으면 절대 먹지 말고 바로 버리는게 좋습니다. 메주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주를 만들때 검정색 곰팡이에서 아플라톡신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소금물 속에서 숙성하는
과정에서 아플라톡신이 없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확실치 않습니다.
메주에 검정색 곰팡이가 생긴다면 솔로 꼼꼼하게
제거하고 된장을 담가야겠습니다. 
 
- 홍혜걸박사